아무래도 난 돌아가야겠어.
이곳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아
화려한 유혹 속에서 웃고 있지만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해
외로움에 길들여진 후로
차라리 혼자가 마음편한 것을
어쩌면 너는 아직도 이해 못하지
내가 너를 모르는 것처럼
언제나 선택이란 둘 중에 하나
연인 또는 타인뿐인걸
그 무엇도 될 수 없는 나의 슬픔을
무심하게 바라만 보는 너
처음으로 난 돌아가야겠어
힘든 건 모두가 다를 게 없지만
나에게 필요한 것은 휴식뿐이야
약한 모습 보여서 미안해
하지만 언젠가는 돌아올 거야
휴식이란 그런 거니까
내 마음이 넓어지고 자유로워져
너를 다시 만나면 좋을 거야
처음으로 난 돌아가야겠어
힘든 건 모두가 다를 게 없지만
나에게 필요한 것은 휴식뿐이야
약한 모습 보여서 미안해
1. 1994년 대학생들의 이야기라니 일단 공감대가 없을 것 같았고 (응구칠과 3년 차인데 심리적 거리감이 크다..)
2. 잘 모르겠는 농구 빠순이 이야기 (우지원을 좋아하긴 했지만 어릴때라 천지분간을 못함)
3. 안 그래도 연기력, 매력 등이 아리송한 고아라가 주인공이라니.. 게다가 예고편 및 0화에서 오버연기 작렬
위와 같은 이유로, 시작한지 2주차까지 별 관심을 안 쏟고 있다가 (드문드문 짤은 보긴 했으나)....집에 갔다가 우연히 3회 재방송을 보고 영업당함ㅋ 나정+쓰레기 커플의 이야기가 의외로 두근거리고, 삼천포와 해태 등 조연들의 사투리가 쫄깃함. 무엇보다... 지방 출신 애들이 서울로 대학가서 우여곡절 겪는 내용이 마음에 확 와닿았다ㅠ 고등학교 시절 내내 꿈꾸던 서울에 드디어 입성하긴 했는데 사람도 환경도 낯설고 나만 이방인인 것 같고... 수시로 전화해서 안부 물어봐주는 엄마가 귀찮으면서도, 고향에서 가족들과 살던 옛날로 자꾸만 돌아가고 싶고. 방에 쳐박혀서 옛 친구들하고 시시콜콜 문자 주고 받으며 외로움을 달래던때가 생각난다. 시대와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느끼는 그런 감정이 있나보다...
그래선지 드라마 속에서 이 노래가 나온 순간 마음이 짠했다. 원곡도 들어봤는데 이 분위기가 더 좋네. '아무래도 난 돌아가야겠어...' 졸업 후 2년째 취업은 안 되고 불안정하게 이리저리 떠돌 때 내가 딱 이렇게 느꼈는데. 내가 이러려고 기어이 멀리까지 대학을 온건가? 한 학기에 몇백씩 되는 등록금을 부담해가며, 가족의 품을 떠나서 이렇게 외롭고 고달프게 살 이유가 있나..하고.. 그냥 욕심 덜 부리고 고향에서 그냥저냥 살걸. 모든 걸 다 버리고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 노래를 들으니 그 때 생각이 난다. 그때는 불안한 내 상황이 너무 싫어서 3개월, 6개월, 1년 뒤 내가 뭘 하고 있을지 예측하며 살고 싶단 생각을 자주 했었는데. 지금은 '오늘도 내일도 마찬가지겠지, 1년 뒤에도 난 마찬가지로 이 자리에서 이렇게 잔잔하게 살고 있겠지' 싶어서 답답한걸 보면 사람 맘이란 게 참 간사한 것 같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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