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다♥ 스타일 비슷한 최근작들만 놓고 보자면 내 취향으로선 옥희의 영화>우리 선희>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북촌방향>다른나라에서 순이다. 영화 상영 후 진행된 시네마톡에서 홍상수 감독이 한 말에 순간 머리가 띵 울리는 듯한? 느낌을 받은 순간이 몇 번 있었다. 어떤 사람에 대해 받는 '느낌'이 가장 정확한건데, 그 사람을 '말'로 규정하려다 보면 어떤 파열같은 것이 생기는 것 같다고 한거랑(되게 공감갔다) 오리지널, 반복 등등에 대해 말한 것들.. 장면마다 과도한 의미부여를 하려는 관객들의 질문에 간단히 '왠지 그렇게 찍어야 할 것 같아서 (찍고 싶어서) 그렇게 찍었다'는 대답을 매번 하는데 무성의하다기보다는 그게 정말인것 같아서 수긍하게 된다. 뭔가 철학 수업을 듣는 것 마냥 끄덕끄덕하게 됨ㅋ 이번 씨네21 인터뷰도 상당히 좋고.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우선은 만드는 일에 대한 순수한 행위를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일은 저절로 일어날겁니다. 일어날 거라면.") 재밌는 사람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역시나 등장인물들이 귀여웠고 난 특히 김상중이 맡은 교수 역할이 좋았다. "평생 네 옆에서 네 편이 되어주고 싶었다."는 말. 홍상수 영화에서 찌질한 남자들이 툭 하면 "넌 너무 예뻐.", "사랑해." 하는데 이 말만은 비웃을 수가 없었다. 최고의 고백인 것 같다. 카페 공드리에서 정재영과 대화 나누던 씬도 좋았고. 모두가 최고로 꼽을 이선균의 리얼한 술주정씬도. 언제나 그렇듯 술 한잔 생각나게 하던 영화ㅎㅎ 이성보단 본능에 이끌려 나사 빠진듯한 행동을 하는 홍상수 영화 속 주인공들이 참 좋다. 모두가 나처럼 모자라서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