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서점에 갔다가 문학동네의 2014년 제5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을 발견하고는 반가워서 냉큼 집어들었다가 다시 고이 내려놨다. 인터넷으로 주문해야지, 하고... 오늘 당장 읽을 것도 아니면서 괜한 소비욕구때문에 늘 그 자리에서 사고싶어 안달이다. 이번에는 참아야지 참아야지 하고는, 다음날 정이현의 새 책 등등 총 7권을 같이 주문했다.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제일 처음으로 읽었는데 그동안과는 다르게 대상을 탄 작품이 제일 맘에 와닿았다. 황정은의 '상류엔 맹금류'다. 사랑했던 남자의 가족들에 대해 회상하는 부분이 어쩐지 애틋했다. 지금보니 황정은은 2012년 수상작 '양산펴기'의 작가이기도한데 그 소설도 정말 좋았던 기억이 난다. 1-5회 중 그 해 수상작들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어쩌다보니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은 한 번 빼놓고는 자연스레 매년 다 사게 됐네. 하나가 빠진게 어쩐지 찝찝하니까 나중에 그것도 사야겠다.
정이현 단편집 '말하자면 좋은 사람'은 오늘 후딱 읽어버렸는데... 참 좋다. 보통의 단편소설보다도 더 짧은 단편소설들로 이루어져있는데 대개의 단편들이 그렇듯 좀 싱거운 작품들도 있지만 평균을 내자면 대체로 좋다. 그 중 '또다시 크리스마스'를 읽을때는 말 그대로 나도 모르게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엄청나게 애절하고 슬픈 내용도 아닌데 이상하게. 주인공이ㅜ별로 안 울어서 내가 대신 울었는갑다. 정이현의 글은 전에는 몰랐는데 한살씩 나이를 먹어가면서 보니 어쩐지 조금 간지러운 면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서 좋다. 섬세하면서 담담한 묘사도 좋고 문장이 무리없이 읽히는 점도 좋다. 다음에도 정이현의 이름이 적힌 새 책이 보이면 망설임없이 사게 될 것 같다.
최근 몇년간은 책을 사도 진득하게 읽지를 못하고 무의미한 웹서핑으로만 시간을 보내왔다. 그때문인지 뭔가 정서적으로도 불안하고 날짜가 어떻게 가는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도 모르는 것 같다. ????게 살아야겠다. (어떻게 살고싶은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그냥.. 내 삶을 사는 것처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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