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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아두기/책

미야모토 테루 <환상의 빛>

- 무언지 모를 상실감에서 오는 불안과 외로움. 옮긴이의 말 중에 이런 표현이 있었다. (그럭저럭 잘 살다가도 문득 우울해질 때의 내 기분이 꼭 그렇다.) 그런 모호함을 떨쳐내기 위해 우리는 거짓으로 말끔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산다고 했다. 예고없이 맞닥뜨렸던 이별에 대해서 그건 뭐였을까, 그 사람은 왜 그랬을까.. 하며 이유를 찾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나와 다르지 않았다.

- 등장인물들의 사연이 궁금해서 나도 모르게 한장한장 넘기다보니 어느새 다 읽어버렸다. 실제로 모두들 이 책에 나오는 사람처럼, 각자의 사연과 역사를 가지고 살아가는거겠지. 어떤 일들은 인생에 두고두고 영향을 끼치면서도 평생 입밖에 내지도 않은 채 맘에만 담고 살아가게 될지도 모르고.. 그렇게 생각하면 사람은 결국엔 혼자라는 말이 이해가 된다.

- 번역으로 옮기다보니 좀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풍경묘사가 아름다워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또 감정묘사도 섬세하고 실감나서 몇번이나 맘이 찡해졌다.

- 이 단편집의 제목이기도 하면서 제일 앞에 실려있는 '환상의 빛'은 예전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영화로도 만들었다는데 왠지 보지않아도 어느정도 눈앞에 그려진다. 조만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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