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에 집에서 보고 꽤 좋았던 기억은 있는데 너무 가물가물해져버려서.. 이번에 CGV에서 <스크린문학전>이라는 주제로 재상영을 하길래 냉큼 예매! 날씨는 꾸질꾸질하고 컨디션 안 좋은데도 굳이 신촌까지 갔다. 근데 상영관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두 대중 한 대가 고장나서 수십명이 줄 서있음. 영화 시간은 다 되어 가고 11층이라 계단으로 가자니ㄷㄷ 다행히 직원한테 물어봐서 우리는 구석에 있는 비상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감. 근데... 영화 시작하고보니 영상이 스크린에 안 맞는 것이었다; 제임스맥어보이 얼굴은 짤려서 보이지도 않고 자막도 스크린 아래쪽에 나가있고.. 관객들 웅성웅성. 뒤에서 막 맞추긴 하는데 화면만 계속 흔들리고 여전히 엉망. 결국 직원이 들어와서는 죄송하다며 다시 틀겠다고.... 십분 엉망상영+십오분 중지=약 삼십분 지연됨.. 게다가 다시 튼 후에도 프로젝터에 터럭(???) 같은 게 붙어있어서 화면에 나옴.. 자막 읽는데 자꾸 눈에 거슬려서 혼났다ㅠ 영사실에서 그거 떼어내려고 할 때마다 초점 흔들리고 아주 개판이었음. 어이없어서 헛웃음이 나오더라ㅋㅋ 약 10분 후 드디어 제거되고 그 후에서야 제대로 집중할 수 있었다. 지난번에 월드워Z 보다가 두번이나 영상 끊어진 걸 생각하면, 개관초기라도 그렇지 너무 엉망인 것 같다. 포토티켓도 안되고.. 다시는 안 갈거다 흥. 퇴장할 때 영화관람권 한 장씩 줬는데 당연한거라 생각한다. 그렇게 엉망으로 상영하고도 표값 받는다는 건 말도 안됨. 상영중지 했을 때 항의하는 사람도 있었고 나가는 사람도 있었는데.. 우린 나갈까말까 하고 고민하다가 그냥 기다렸음. 다 보고나니 어쨌든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볼 기회를 놓치지 않아서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몇 년만에 다시 보니 내가 이 영화를 제대로 보긴 했었나 의심스러울 정도로 새로웠다ㅋㅋ 거의 한 줄로 요약되는 큰 줄기만 기억하고 다 잊어버렸던듯. 그리고 뭔가 단편적인 감상만 남았었는데 이번에 극장에서 집중하고 봐서인지 아님 이제 나이를 먹어서 그런건지 오만생각이 머리속을 스쳐갔다. 이거 이렇게까지 심란한 영화였구나... 초반부 세실리아랑 로비의 묘한 긴장감이 가슴 떨리고 좋았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자마자 생이별하고는 함께 할 시간을 영영 갖지 못한 주인공들을 생각하면 인생 참 허무하고 얄궂다싶음ㅜㅠ 이게 다 (개미슈퍼 아줌마와 함께 희대의 샹X으로 손꼽히는) 브라이오니 너 때문이다 아오!! 얘가 저지른 짓에 대해서는 용서를 비는 것도, 용서해주는 것도 아무 의미없는 것 같다. 누가 책임질 수도 없고 되돌릴 수도 없는 일이니. '안타깝다'라는 말 정도로는 표현이 되지 않는다. 엔딩신은 정말 가슴이 미어지더라 흑... 암튼 영화는 그대론데 보는 내가 변한다는 걸 또 한 번 실감한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