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러고는 '담담하게 살고 싶다'고 표현/기록하게 되는데, 결국에 그렇게 자꾸 되뇌이는 건 담담한 사람이 할 만한 일은 아니라는걸 깨닫는다.
나는 유독 주변 사람들과 트러블이 생기는 일이 많다. 그럴 때면 늘 '내 입장에서는 그럴 수 밖에 없었다'라고 생각하며 내 맘 상한 것만 들여다본다. 근데 문제는 결국 나한테 있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남들은 이렇든 저렇든 별 상관하지 않는데 나는 늘 내 취향이나 기분에 어긋나는 일이면 바로 언짢아하니까. 그 언짢음을 어떻게든 표현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성격이라. 내키는 대로 지르고 표현하고는 곧 후회하고 먼저 사과하지만, 내가 뱉은 말은 없던 일이 될 수가 없다. 결국 나는 늘 상처 입는 쪽이 아니라 상처 주는 쪽인 것 같다.
몇 년 전에 본 책에서 읽은 말 처럼, '그랬구나, 그러려니, 그럴 수 있겠지' 하면서 살 수 있을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데... 이제라도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