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에 처음으로 사귀던 사람이랑 헤어졌을 때 어떤 날은 죽을 것 같이 힘들다가도 또 다른 하루는 그럭저럭 살만하고.. 그런 날들이 반복됐었다. 이러다가 정말로 괜찮은 날이 오기도 하겠지, 하고 스스로를 위로했었는데 정말 그런 날이 오더라. 오늘 문득 든 생각인데 사는 게 모두 그런 식인 것 같다. 회사를 때려치고 싶다는 맘이 불쑥불쑥 올라오는 날도 있는가 하면.. 그래도 내가 다닐 회사가 있어서 이렇게 취미도 즐기고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아 세상은 참 살만해- 이런 소박한 행복감이 드는 날도 있으니까. 어찌보면 참 어리석게 일희일비 하는 거겠지만ㅋ
3개월째 다니고 있는 수영강습만 해도 그렇다. 며칠전엔 이상하게 감이 좋고 잘돼서 즐겁더니만 오늘은 또 되던 게 갑자기 안되고. 하루하루 너무 달라... 강사가 나 포함 끄트머리 네 명보고 "이 네 분은 정~말 안돼요~ 전~혀 발차기가 되지를 않아요! 어쩌고 저쩌고.... 그니까 연습 많이 하세요!" 하면서 엄청 무안주는데 아오 이 개객기가ㅠ 내가 무슨 수영선수 되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취미로 즐기고 싶은건데... 맘 편하게 먹고 꾸준히 하려고 해도 도저히 너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못 해먹겠다!고 속으로 욕했지만 사실은 강사는 자기 할 일 열심히 하는 것 뿐... 일부러 무안 주려고 그러는 것도 아니고, 잘하라고 지적하는 것일뿐인거 알지만... 그냥 안되는 내 몸이 미워서 엄한 사람 원망해봤음.. 또르르... 그래두 말은 조금 부드럽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여...
강습 끝나고 씻다가 보니 허벅지는 또 멍투성이ㅠ 오늘은 평영 발차기하다가 실수로 레인을 몇번이나 걷어차서 아직도 오른쪽 발가락이 아프다. 고등학교 때 배구 실기시험을 앞두고 손에 피멍이 들도록 연습을 했는데도 반에서 꼴찌했던 기억이 난다. 운동을 잘하도록 타고난 사람도 있는거고 공부, 노래, 춤 기타 등등 각자 가진 재능이 다른건데. 내 몸이 내 맘대로 안되는 사람도 있다구... 새삼 이제서야, 동생에게 '공부 좀 해 / 공부를 잘해둬야 나중에 니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다 / 모의고사 점수 몇 점 나왔어?'... 등등 잔소리를 한 게 미안해졌다. 뭔가를 잘하고 못하는 걸로 다그치면 이런 기분이구나ㅠ 줄세우기식 교육의 폐해를 이제서야 새삼 느꼈음ㅠ....... 오늘은 힘들었지만 또 어느 날엔 그저 즐거울거라 믿으며. 그만 자야지.